다시 없는 현재의 장면 : <PRESENCE+ING>
사진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다. 그 안에는 강한 메시지가 있다. 실제 마크 리부의 ‘꽃을 든 소녀’는 평화와 반전의 메타포가 됐고 베트남 전쟁을 멈추는 기폭제가 됐다. 살아 있는 인물이나 사건이 아닌 물리적으로 고정된 건축과 공간을 담는 사진도 마찬가지일까?
건물은 한 번 지어지면 그 자리에 머문다. 스스로 이동하면서 공간, 시간, 빛에 따라 인상이 달라지는 사람이나 물체와 달리 주변 상황에 따라 인상이 달라진다. 그래서 건축 사진 작가는 주변 상황이 자신의 의도와 비슷해 질 때까지 기다린다. 그리고 사진을 촬영하면, 작가의 고유한 시선뿐 아니라 건축과 공간과 빛의 관계도 메시지를 가질 수 있다.
진효숙 작가의 ‘1월의 눈, 청담동’은 여느 건축 사진과는 다르게 화려하지는 않다. 어두운 길에 눈이 내리는 모습과 무심한 듯 스쳐 지나가는 사람의 모습은 암울하다. 그래서 건물에서 나오는 빛은 더 따듯하다. 냉담하게 보였던 시민들의 발걸음이 사실은 저 빛과 같이 따듯한 곳을 향하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. 청담동이라는 화려한 도시 공간 속에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다. ‘Now, we are’는 윤동주 문학관의 다시 없을 순간을 담은 사진이다. 개관식이 있는 날 행사 뒤 사람들이 자리를 비우고 남아있는 의자들과 조명에 의해 밝혀진 풀의 모습은 마치 숲 속 음악회에 온 기분을 들게 한다. 앞으로 이런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으나, 그 순간이 지금까지 이어진다.
그는 “사진 안에 담긴 그 순간의 이미지는 늘 현재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”고 말했다. 사진 속 현재는 현실에서는 과거가 됐지만 그 당시의 현재는 사진으로 남는다. 그런 의미에서 사진은 현재성을 가진다. 오랜 기간 건축사진을 찍어온 작가 특유의 따뜻한 시선과 메시지를 되짚어볼 수 있었던 이번 전시는 갤러리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에서 <PRESENCE+ING>란 이름으로 개인 사진전이 6월 27일까지 열렸다.
<김용순 SPACE 11기 학생기자>
2014.7.3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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